One Market One Team, 동료들과 스타트업을 창업하라!

문화

당근에는 부동산, 알바, 중고차처럼 하나의 시장을 깊이 들여다보며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버티컬(Vertical) 조직이 있어요. 여러 프로덕트의 성장을 돕는 CPG(Cross-Product Growth) 조직도 있죠. 채팅과 알림, 데이터 등 각 서비스에 필요한 역량을 연결하며 함께 성장할 기반을 만들어요.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두 조직은 최근 하나의 큰 조직으로 모였어요. 80여 명의 구성원이 함께하게 됐지만, 서로 어떤 팀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었죠. 앞으로 하나의 팀으로 각자의 전문성을 연결해 일하려면, 먼저 동료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지난 7월 15일부터 이틀간 가평에서 열린 ‘CPG X Vertical 워크샵’은 그런 고민에서 출발했어요. 서로 얼굴을 익히고 대화를 나누며, 필요할 때 편하게 질문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자 했죠.

이번에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부터 함께할 프로그램까지 동료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들었어요. 사전 랜덤런치부터 함께 회사를 세우는 스타트업 시뮬레이션까지, 서로 다른 팀의 동료들이 가까워진 이틀을 소개할게요. 워크샵을 함께 준비한 Jennie, Kit, Channy, Roddy에게는 각 프로그램에 어떤 고민을 담았는지도 들어봤어요.


워크샵에 가기 전부터 시작된 만남

첫 만남은 가평이 아닌 점심 자리에서 시작됐어요. 평소 함께 일할 기회가 적었던 동료들도 만날 수 있도록, 여러 팀의 구성원이 골고루 섞이는 랜덤런치를 준비했죠. 각 조는 편한 날짜를 정해 함께 식사하며 팀과 업무를 소개하고 일상 이야기도 주고받았어요. 곧 있을 워크샵도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가 됐죠.

처음 만난 동료와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사전 자기소개도 준비했어요. 맡은 업무뿐 아니라 취향과 경험을 함께 적었죠. 이렇게 모인 이야기는 점심 자리의 대화 소재가 되고, 이후 현장에서 서로를 찾아가는 단서로도 쓰였어요.

워크샵으로 향하는 길에도 새로운 동료를 만날 기회를 마련했어요. 사는 동네를 입력하면 가까운 곳에 사는 동료들을 매칭하고 운전자까지 지정해 주는 카풀 서비스를 직접 개발했죠. 팀이 아닌 동네를 기준으로 연결해 이동하는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현장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 편하게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했어요.

가평에 도착한 뒤에는 사전 자기소개를 바탕으로 만든 ‘사람 빙고’로 만남을 이어갔어요. ‘당근에서 가전·의자를 거래했다’, ‘요즘 보드게임에 빠져 있다’, ‘입사한 지 한 달이 안 됐다’ 등 조건에 맞는 동료를 찾아 대화하고 서명을 받아야 했죠. 여러 동료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도록 준비한 활동이었어요. 처음에는 수줍게 말을 건네던 동료들도 조건에 맞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죠.

빙고를 완성하려고 시작한 대화 속에서 평소 잘 몰랐던 동료들의 취향과 경험을 알아갔어요. 새로운 사람에게 말을 거는 일이 조금씩 자연스러워지면서 현장에도 활기가 돌았죠.

워크샵을 준비한 동료들의 이야기 · Jennie

  • Q. 이번 워크샵에서 동료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바랐나요?
  • A. 채팅, 데이터, 부동산, 중고차처럼 각 팀의 개성이 뚜렷해서, 그 특징을 워크샵 프로그램에 녹이면 더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활동 중에도 각자 익숙한 서비스의 관점에 머물 수 있겠더라고요. 이번 워크샵의 슬로건이 ‘One Market, One Team’이었던 만큼, 워크샵에서는 모두가 같은 곳에 서서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서비스별 요소를 의도적으로 덜어내고, 어느 팀에서 왔든 자연스럽게 섞여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어요.

가상의 5년을 운영하라! 스타트업 창업 시뮬레이션

오후에는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을 준비했어요. 처음에는 해커톤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스타트업 시뮬레이션 ‘The Unicorns’였죠. 동료들과 회사를 세우고 가상의 5년을 운영하며, 창업과 채용, 이직, 지분 거래와 인수합병을 3시간 20분 동안 경험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이를 위해 동료들이 게임 규칙과 직무 설계부터 결산 시스템, 순위 화면까지 직접 기획하고 개발했어요. 기획과 개발, 디자인, 현장 운영을 나눠 맡으며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서로 다른 전문성을 모았죠.

워크샵을 준비한 동료들의 이야기 · Kit

  • Q. 해커톤 대신 스타트업 시뮬레이션을 선택한 이유는요?
  • A. 처음에는 해커톤도 검토했지만, 특정 직무에 참여가 쏠릴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었어요. 그러다 한 동료가 스타트업 경영 보드게임을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시뮬레이션으로 확장해보자고 제안했죠. 실제 직무를 역할에 반영해 누구나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동료들과 편하게 대화하며 함께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했어요. 서로 다른 역량이 모여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협업의 짜릿함도 느꼈으면 했고요.

먼저 배정된 그룹에서 창업할 동료를 찾고, 해결할 문제와 역할, 지분을 정했어요. 실제 직무를 반영해 각자의 전문성을 활용하도록 했죠. 좋은 동료를 영입하려면 내 지분을 나눠야 했지만, 그 동료의 전문성으로 회사를 더 키울 수 있었어요. 회사를 세운 뒤에는 해마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결산 결과를 보며 다음 전략을 논의했어요.

게임이 시작되자 다양한 회사가 탄생했어요. AI 기반 피시방 운영 회사부터 인디게임 개발자를 위한 플랫폼, 홈케어 서비스까지, 저마다 함께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정하고 회사를 세웠죠.

회사를 세운 뒤에는 필요한 동료를 영입하거나 다른 회사와 합병하며 사업을 키워갔어요. 처음 함께 창업한 동료들이 다른 회사로 옮겼다가 합병을 통해 다시 만나기도 했고, 노년층의 외로움과 만성질환자의 재택 관리를 해결하려던 두 회사가 만나 시니어 돌봄 서비스를 구상하기도 했죠. 다른 팀의 동료와 전문성을 연결하며 처음 세운 사업의 방향을 넓혀갔어요.

해마다 제출하는 사업계획서는 200자 분량이었지만, 다들 원고지 한 칸에 서너 글자를 적어 넣을 만큼 열의를 보였죠. 짧은 글 안에 해결하려는 문제와 사업 전략을 담았고, LLM은 사업계획서와 팀 구성을 평가해 시장 점유율과 기업가치를 산출했어요. 참가자들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해의 전략을 다시 고민했죠.

직접 개발한 시뮬레이션 화면. 해마다 결산 결과와 기업가치 순위가 올라왔어요.

시뮬레이션이 진행될수록 현장도 분주해졌어요. 다른 회사의 동료를 직접 찾아가 영입을 제안하고, 지분을 협상하고, 계약서에 서명했죠. 창업지원센터에는 각종 서류를 접수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졌어요.

직접 만든 프로그램이 현장에서도 잘 작동하도록 워크샵 직전까지 테스트하며 진행 방식을 다듬었어요. 특히 80명이 한 번에 참여하는 상황을 어떻게 검증할지가 구현 과정의 큰 고민이었죠.

워크샵을 준비한 동료들의 이야기 · Channy

  • Q. 80명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어떻게 테스트했나요?
  • A. 80명이 한 번에 플레이하는 걸 테스트해볼 수 없다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짧은 일정 속에서 테스터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사람 대신 80개의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직접 시뮬레이션을 플레이하도록 하고, 막히는 지점이 없는지, 로직은 정상인지 검증했어요. 에이전트 80개가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판단을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개발 과정 중의 재미였답니다.

동료와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도록 사진 미션도 마련했어요. 첫해에는 창업 기념사진을, 마지막 해에는 원년 멤버들이 다시 모여 재회사진을 찍었죠. 소속이 달라진 뒤에도 처음 함께 시작한 동료를 찾아 다시 만나는 시간이었어요. 가상의 5년을 마친 뒤에는 마지막 결산과 시상식이 이어졌어요.

유니콘상은 네 명에서 16명으로 성장해 최종 기업가치 165억 원을 기록한 뷰티 기업 ‘ZENA’에, 개인 최종 자산을 기준으로 한 미다스상은 Tyler와 Coleman에게 돌아갔어요. 깜짝 발표한 소셜임팩트상은 시니어 돌봄 서비스를 구상한 ‘곁애’가 받았죠. 기업가치뿐 아니라 사용자에게 만든 가치도 함께 돌아봤어요.

각 회사의 대표들은 영입과 인수합병에 함께하거나 지분을 양보한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어요. 평소 대화할 기회가 적었던 동료와 창업하고, 자신의 직무를 넘어 채용과 경영까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는 소감도 나왔죠.

함께 일하는 동료들,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시뮬레이션을 마친 뒤에는 바비큐를 함께 먹으며 저녁 시간을 보냈어요. 식사 후 이어진 프로그램은 ‘당근 모의고사’. 당근과 동료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었죠.

워크샵에 참여한 팀 이름을 적거나 사무실 공간을 맞히는 문제도 있었지만, 동료들의 이야기를 기억해야 풀 수 있는 문제도 등장했어요. 잃어버린 자기 지갑을 당근에서 다시 산 동료는 누구였을까요? 사전 자기소개와 랜덤런치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정답을 맞혀봤어요. 미처 몰랐던 동료의 경험을 새롭게 알게 되기도 했죠.

워크샵을 준비한 동료들의 이야기 · Roddy

  • Q. 다음 워크샵에도 꼭 남기고 싶은 요소는요?
  • A. 사전 자기소개는 꼭 남기고 싶어요. 준비할 땐 빙고 재료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워크샵 앞뒤로 계속 다시 꺼내 쓰이는 자료였어요. 랜덤런치 조에서는 자기소개를 보고 메뉴를 정하기도 했고, 현장에서는 빙고와 당근 모의고사의 문제가 됐어요. 문제의 주인공이 직접 정답을 맞히는 장면도 있었고요. 지금도 가끔 “그분은 어떤 분이셨지?” 싶을 때 자기소개를 찾아보곤 해요. 1박 2일은 금방 끝나지만, 서로를 다시 알아갈 수 있는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가장 오래 쓰이는 장치였다고 생각해요.

같은 MBTI이거나 같은 유튜버를 좋아하는 동료를 찾아 사진을 찍는 미션도 있었어요. 슬랙에는 “ENTP 있나요?”라는 메시지가 올라왔고, 같은 유형끼리 모여 찍은 사진이 이어졌죠. 오후에는 사업에 필요한 동료를 찾았다면, 저녁에는 관심사와 취향을 통해 서로를 알아갔어요.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는 보드게임과 노래자랑, 야외 캠프파이어 등 각자 좋아하는 활동을 즐겼어요. 낮 동안 함께 의사결정을 했던 동료들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갔죠.

이번 워크샵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부터 함께 문제를 푸는 프로그램까지 직접 만들어간 시간이었어요. 여러 팀이 섞이는 랜덤런치와 대화의 단서가 된 자기소개, 이동 중에도 동료를 만나는 카풀, 전문성을 모아 회사를 운영하는 시뮬레이션까지. 어떤 만남과 협업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그 경험을 만들기 위해 동료들이 직접 기획하고 개발했죠.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현장에서도 앞으로 함께 일할 동료들의 역량을 만날 수 있었어요.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버티컬과 CPG를 이끄는 CPO Josh는 이번 경험을 핵융합에 비유했어요. 서로 밀어내던 원자핵이 가까워져 융합하면서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듯, 동료들도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죠. 이틀 동안 ‘One Market, One Team’이라는 슬로건의 의미를 몸소 느낄 수 있었어요.

이제 버티컬과 CPG는 하나의 팀으로, 각자의 프로덕트와 사용자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려 해요. 함께 회사를 세우고, 필요한 것을 만들고, 서로의 판단을 구했던 동료들이 곁에 있다는 걸 알고요. 다음에 혼자 풀기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이번에 함께한 동료에게 조금 더 편하게 말을 걸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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